인문학

마음을훔치는카피. 26. 카피는 비주얼을침범하십시오

원카피74 2024. 4. 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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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잘쓰는 이야기_ 26. 비주얼을 침범하는 아트라이터가 되라! 

소는 누가 키웁니까? 카피라이터는 카피만 쓰는 사람일까요? 카피 다 쓰면 그걸 예술감독에 넘기면 빨래 끝~ 처처럼 업무 끝일까요? 비주얼은 나 몰라라 퇴근해도 될까요? 네, 가끔은 그럴 수 있죠... 하지만 진짜 그건 가끔입니다. 광고는 협동입니다. 함께입니다. 카피라이터와 디자이너의 결혼입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려면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듯 카피라이터와 디자이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엉뚱하게도 침범입니다. 실제 결혼에선

개성과 영역을 지켜줘야 하지만 이 이상한 결혼에선 서로의 영역을 끊임없이 침범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상대 머릿속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래야 오해가 줄어듭니다. 그래야 같은 일을 두 번 세 번 하지 않습니다. 나는 오로지 카피, 다른 건

몰라! 이렇게 선언하고 비주얼도 영상도 음악도 다 멀리하는 카피라이터가 어떻게 좋은 제작 책임자가 되겠습니까?

이런 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트 라이터'가 되십시오. 카피와 디자인을 늘 함께 고민하는 광고장이가 되십시오.

 

카피만 아니라 카피에 걸맞은 비주얼까지 함께 찾으려고 애쓰십시오. 비주얼을 찾으면 그것을 섬네일 스케치로 괴발개발 그려 카피와 함께 디자이너에게 넘기십시오. 섬네일은 엄지손톱만큼 자그맣게 그린 비주얼을 말합니다. 처음에 말도 안 되게 엉성한 스케치이겠지만 이런 훈련을 거듭하면 비주얼 감각이 제법 늘게 됩니다. 또 카피와 섬네일 스케치를 함께 넘기면 카피라이터가 어떤 생각으로 카피를 썼는지 디자인 쪽에서 보다 명쾌하게 이해하게 되어 카피 의도를 오해하는 불필요한 일도 줄게 됩니다. 카피라이터가 문자로 소통하는 사람이라면 디자이너는 사진이나 그림으로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비주얼로 대화하는 것이 훨씬 편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해주십시오. 여기 요즘 시국에 어울리는 광고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비주얼은 하단에 예시를 참고해 주십시오.

 

Copy> 청와대 주소를 알려주시면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단 비주얼참조) 뭘 보내겠다는 건지? 대답은 비주얼이

합니다. 헤드라인 위에 면봉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주얼을 머릿속에 그리며 헤드라인을 썼기에 이런 카피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은 면봉으로 귀 후비고 국민과 소통하라는 뜻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에 잘 맞는 광고이지요. 소통 중요합니다. 일방통행으로 불통만하시니 국민께 심판받지 않았습니까. 다시 예시로 돌아와서. 제발 소통 좀 하세요. 국민 목소리 좀 들으세요.라는 이런 재미없는 카피를 쓰지 않더라도. 면봉과 함께 저 정도의 카피라면 대통령 또는 관계자께서는 알아들으셨을 겁니다. 지금 대통령은 아니라고요? 아. 그 걱정 이해는 됩니다. 

 

화랑이라는 술이 있습니다. 나는 이 술에 근사하게 취하는 술로 규정했습니다. 다른 술 광고와 달리 슬로건에 걸맞은 조금은 근사한 캠페인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Copy>'너무 반듯한 건 재미없다. 오늘은 나도 13도쯤 기울어지고 싶다. ' 헤드라인을 쓰면서 저자가 생각한 비주얼은 피사의 사탑이었습니다. 화랑 알코올 도수가 13도이니 딱 그만큼만 기울어지자고 말했습니다. 물론 비스듬히 기울어진 건물 하나 그려놓고 피사의 사탑이라 우기는 섬네일을 함께 넘겼습니다.

Copy> 예로부터 저녁 7시를 술시라 했다. 우리 조상님들 멋있다. 섬네일은 빅벤이라 불리는 런던 국회의사당 시계탑이었습니다. 하늘이 어둑해진 시간, 시계는 일곱 시를 가리킵니다. 카피와 섬네일을 넘겨줄 때 술맛 나는 시간을 뜻하는 비주얼을 머릿속에 담아 던졌습니다. 디자이너가 공감하며. 흐뭇한 얼굴로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한잔하러 가자는 옛 근무 시절이 떠오르기까지 합니다. 화랑 시리즈 하나 더 예시로 들겠습니다. 섬네일 비주얼은 암스트롱이 달에서 유영하는 모습입니다.

 

copy> 암스트롱만 느끼는 게 아니다. 나도 가끔은 지구가 돈다는 것을 느낀다. 달까지 가지 않아도 화랑 한잔하면 하면 지구가 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는 유쾌한 카피입니다. 저자는 이 화랑 캠페인 헤드라인을 넘길 때마다 이렇듯 섬네일 함께 넘겼다고 합니다.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섬네일도 많았지만. 이렇게 카피 의도를 알 수 있게 비주얼을 찾아 함께 넘기면 예술 쪽에서는 훨씬 디자인 작업하기가 쉽습니다. 지면광고엔 반드시 카피와 비주얼이 있어야 할까요? 정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입니다. 컨셉만 확실하다면 가끔은 카피가 비주얼의 역할을 하는 광고가 더 소비자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습니다.

MZ세대 광고. 서체를 특이하게 하거나 예쁜 서체만으로. 아닌 반대로 괴발개발 된 글씨만으로 된 광고가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거기에 비주얼이 없냐고요. 카피가 곧 비주얼입니다. 비주얼 없이 카피만으로 지면 광고를 하거나 카피 없이 비주얼만으로 광고하는 것도 터의 몫입니다. 물론 디자이너와 함께 상의해야겠지요. 설득하고 공감해야 합니다. 광고는 협업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오래된 비주얼 없는 신문광고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파워텍이라는 기업 전용

이동통신이 있었습니다. 직원 모두와 한꺼번에 통화할 수 있는 그룹 통화 서비스입니다. 지금의 카카오톡 단체방 역할을

하던 통신이지요. 당시 목표는 영업사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전화해 전달해야 할 말을 한 번만 말하면 모두가 들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신문광고를 해야 했답니다. Copy> 김대리 들어와, 이 대리 들어와, 박 대리 들어와, 최 대리 들어와, 정대리 들어와. -중략- 편대라 들어와, 단대리 들어와, 나대리 들어와, 공대지 들어와, 연대리 들어와, 이제 '모두 다 들어와! 한통화만 됩니다. 이 광고엔 삽화 하나 없었답니다. 김대리 들어와 같은 목소리 카피가 비주얼을 대신했습니다. 비주얼이 없어도 손가락에 땀이 나도록 전화를 누르는 김 부장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까? 하하 이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책이

아닌 스토리 리뷰 글로 쓰다 보니. 솔직히 바로 눈에 보이진 않습니다. ^^ 그래도 정독으로 꼼꼼히 읽어봐 주신다면 카피가 비주얼이 되는 카피가 디자인을 침범하는 광고의 예시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카피좀쓰는 비결을 마치네요. 계속해서 화이팅입니다. 꿈을 읽지 말고 정진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림이 보이는 카피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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