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마음을훔치는카피. 25. 카피로 겁을 주십시오

원카피74 2024. 3. 14. 17:32
반응형

 

 

 

카피 잘 쓰는 이야기_ 25. 소비자 절반은 겁쟁이, 위협소구를 해라!

카피책 리뷰, 25번째시간. 카피라이터가 꿈이시라면 꼭 읽어보십시오. 외계인이 지구에 오면 뚱뚱한 사람을 가장 먼저 잡아먹을 것이다. 이 카피를 보고 은근히 겁이 났다면 이 카피에 걸려든 것입니다. 카피에 걸려든 당신은 살아남을 방법을

생각합니다. 늘 내일부터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이어트를 오늘 시작할 수도 있겠지요. 미루던 헬스클럽 등록을 당장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이어트 식품이나 몸무게 저울을 파는 사람이라면 생각해 볼 만한 멋진 카피 아닙니까? 여기저기서 뚱뚱한 분들 저 얘길 하며 긴장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언젠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24시간 문을 여는 외국 어느 헬스클럽 간판에 붙은 카피입니다. 이 카피를 쓴 카피라이터는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을까요? 기발합니다. 처음엔 헬스 효과에 대해 거품 물고 얘기했겠지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겠지요. 6개월 등록하면 30퍼센트 할인해 준다는 유혹도 해보았겠지요. 역시 반응이 없었나요? 조금 더 과격하고 치명적인 접근을 고민했겠지요. 그러다 뒤집어 생각하기 위해 시작했겠지요.

'헬스하면 이렇게 된다.' 아니라 '헬스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을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얻은 결론은 겁을 주자. 그것도 극도로 과장하여 겁을 주자. 그렇게 태어난 카피일 것입니다. 물론 외계인의 습격과 그들 식성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겠지요.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카피의 힘에 빨려 들었을 것이고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내려다봤을 것입니다.

 

얼마 후 헬스클럽은 몰려드는 사람들을 다 받을 수 없어 면접 보고 회원을 뽑았다고 합니다. 와우! 진정 카피 한 줄의 힘입니다. 때로는 겁주는 카피를 생각하십시오. 제품 장점이나 효과만 나열하지 말고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찾아올 무서운 결과를 아시십시오. 소비자 절반은 겁쟁이입니다. 겁쟁이는 겁을 줘야 반응합니다. 광고에서는 이를 위협소구라 합니다.

제약 광고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복통으로 아픈 배를 움켜쥔 모습이나 치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여주는 광고가 흔히 볼 수 있는 위협소구입니다. *타이틀>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꽤 많은 사람이 읽은 최고 판매자입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아' 내가 의사 손에 죽을 수도 있구나. 생각합니다.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접한 의료사고를 떠올립니다. 소설 한권 사러 서점 갔다가 '살아있어야 소설도 읽지' 하며 이 책을 들고 나옵니다. 위협소구 성공입니다.

 

저자는 한때 빙그레 닥터 캡슐 광고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발효유를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변비입니다. 그래서 발효유 대량 사용자는 20대 여성입니다. 20대 여성이 마셔줘야 살아남습니다. 닥터 캡슐 TV 광고 기억하실 겁니다. 라라라 라라 라라라~ 캡슐에 담긴 유산균이 살아서 장까지 간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하지만 넘버원 제품 불가리스를 따라잡기엔 힘에 부쳤습니다. 밤 아홉 시에 라라라 라라 아무리 노래해도 다음 날 아침 불가리스가 신문광고 한방 내보내면

여성들은 다 불가리스를 찾았습니다. (당시엔 신문광고가 대세) 불가리스 광고 헤드라인 무엇이었을까요?

 

copy> '쾌변! '

딱 이 한마디였습니다. 신문에 이 쾌변이라는 단어 하나만 대문짝만하게 키워 내보내면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불가리스는 오랫동안 쾌변 하나에 집착해 이 단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선점입니다. 경쟁자들은 이 단어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었습니다. '라라라 라라'로는 쾌변을 당할 수 없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우리는 회의실에 모였습니다. 쾌변을 이길

콘셉트 대안을 찾아야 했습니다. 모두가 뭐 좋은 거 없냐고 묻기만 하지 좋은 게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러다 누군가 아주 자신 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숙변' 어때요? 숙변이라. 숙변이라. 쾌변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없어 이를 들고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헤드라인으로 위협을 택했습니다.

Copy> 10년 전 수학여행 때 먹은 김밥이 아직도 당신의 장 구석진 곳에 숙변으로 달라붙어 있습니다. 지금 20대 중반이면 10년 전쯤에 경주나 제주로 수학여행을 갔겠지요. 그곳에서 김밥 한 줄쯤은 먹어줬겠고요. 그런데 그 김밥이 아직도 몸속에 달라붙어 있다니! 여성이라면 이 카피를 보는 순간 인상을 찌푸릴 것입니다. 세상에 숙변이 이런 거였어! 하며 새삼 닥터 캡슐에 눈길을 줄수 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카피는 무섭다기보다 징그럽다고 해야겠지만요. 어쨌든 겁주는 광고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숙변 캠페인이 진행되었냐고요? 그냥 검토만 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기를 써도 숙변이 쾌변을 이길 수 없었을 테니까요. 오죽하면 파스퇴르에서 쾌변 요구르트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냈을까요.

 

동부생명 프레젠테이션 때도 겁을 가져갔습니다. if 캠페인. 오늘 당장 일어날 수도 있는 무서운 if 들을 보여주며 겁을 주었습니다. 인생이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납량 특집 같은 무시무시한 헤드라인을 마구 동원했습니다. Copy> 당신 차가 기찻길을 건너는 순간 엔진이 멈춰버린다면 Copy> 당신이 두 다리에 깁스한 순간 병원에 불이 난다면

당신이 엘리베이터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발밑이 허공이라면, 당신 수술 잘 끝났다고 말한 의사가 가위를 찾고 있다면.

하고 생각만 해도 후들후들하지요. 이렇게 위협소구 광고를 하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위협이기에 사람들은 광고를

보기 시작하고 그 브랜드에 관심을 갖기 위해 시작합니다. 이것이 위협소구의 힘입니다. 카피한 줄의 힘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비자의 반은 겁쟁이. 위협을 소구해서 집중하게 하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