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잘쓰는 이야기_ 13. 카피는 제품(브랜드)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연관성)
오늘은 카피 책 제13항 제품을 향해 달려가는 광고, 죽 쒀서 강아지 주지 마십시오를 리뷰해 보겠습니다. '죽 쒀서 개 줬다.' 안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말 그대로 정성 들여 만들었더니 남만 이롭게 됐다는 말의 속담입니다. 이렇듯 광고도 광고와 제품을 이어주는 카피를 쓰게 되지 않으면 카피나 노래는 기억하는데...무슨 제품인지 몰라 다른 제품만 이득인 경우도 있습니다. 좀 오래된 카피인데.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따봉'이라는 카피 기억나시나요? 한때 '따봉'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한 주스 광고의 슬로건처럼 쓰인 카피였는데, 당시 사람들은 누군가를 칭찬하거나 좋다는 의미로 바로
이 '따봉'을 유행어처럼 쓰곤 했습니다. 그런데 주스 회사는 매출이 좀 올랐냐고요?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게만 가면 따봉만 생각나고 무슨 제품인지 몰라. 아무 주스나 들고 오는 일이 허다했답니다. 바로 델몬트 주스였는데요. 광고는 소위 큰 성공을 쳤지만 못해 위와 같은 이유로 판매는 부진했고 경쟁 브랜드만 좋은 일 시켜줬다고 하네요. 참다못한 델몬트는 그 뒤
아예 따봉 주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했다네요. 광고는 아는데 제품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광고 업계에서는 무기징역 감입니다. 실컷 돈 들여 다른 제품 팔아주는 꼴이니까요.
왜? 이런 광고가 끊임없이 만들어질까요? 그것은 바로 광고와 제품을 연결해 주는 고리가 약하거나 아예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자께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광고는 제품을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광고와 제품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하나쯤은 있어 줘야 합니다. 헤드라인을 읽으면 브랜드가 떠오른다거나. 모델을 보면 제품이 보인다거나, 특정 음악이나 컬러를 10년이고 20년이고 주야장천 사용해 그 제품 것으로 만들어버린다거나. 그래야 무기징역 받는 일이 없을 겁니다.
Copy> 전지현 씨 비에이치씨!
BHC 치킨은 모델 전지현과 브랜드를 어떻게든 연결하려고 그녀 이름 뒤에 글자 하나를 더 붙인 슬로건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카피라이터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이렇게 써야 합니다. 아래 페리카나도 만만치 않습니다. Copy> 배고플 때 어떡하나? 양념치킨 페리카나!
카피라이터 자존심일 수도 있는 맞춤법과 띄어쓰기까지 포기하면서 제품과 광고의 연결고리를 마련했습니다. 참 잘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제품을 향해 달려가는 귀에 익은 광고문구들이 있습니다. 캐내면 케토톱, 하나뿐인 내 편 하나은행, 우리나라 우리은행 등등 카피만 봐도 바로바로 제품(브랜드)이 연상되도록 연결고리를 잘 마련한 카피들입니다.
이런 신문광고도 기억납니다. '낙지 대학 떡볶이과; 라는 스낵 전문점의 체인점 모집 광고였습니다.
copy> 대학 총장님보다 많이 벌어 죄송합니다. 왜 이건희보다 많이 번다고 하지 않고 대학 총장님보다 많이 번다고 했을까요?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였겠지요. 낙지 대학엔 총장님은 살지만살지 않으니까요. 카피는 광고는 이렇게 제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야 합니다.
아메리카나는 롯데리아 같은 패스트푸드점입니다. 롯데리아에 비해 찾는 연령층이 훨씬 어리고 서울보다 지방에 매장이 많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이곳에서 햄버거나 콜라는 들며 춤추며 랩을 하는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Copy> 아메리카나! 맛있나? 아메리카나! 재밌나? 아메리카나! 먹고 싶나? 나, 나, 나는 아메리카나! 가봤나? 아메리카나
라는 브랜드 마지막 글자 '나'에 초점을 맞춘 카피입니다. 왜냐고요? 롯데리아는 바로 끝나고 아메리카나는 나로 끝납니다. 그래서 '나' 라는 한 글자를 제품을 향해 달려가는 연결 고리로 사용한 것입니다. 삼성전자 고급 가전 브랜드였던 하우젠,
나는 하우젠이라는 브랜드를 듣는 순간 How are you? 라는 영어 한마디를 떠올렸습니다. 발음이 비슷했기 때문일 겁니다. 당시 집에 하우젠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자부심을 보여주어 고급 가전을 갖고 싶게 만드는 여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카피였습니다. Copy> 어떻게 사세요? 물으면 그냥 웃지요. 대답 대신 하우젠을 보여드리지요. How are you? 하우젠! 슬로건이 브랜드와 연결되지 않습니까? 영어 카피도 한국 카피처럼 쓰시려면 이렇게 초등학생도 쉽게 알 수 있는 영어를 데리고 와야 합니다. 카피라이터 영어 실력을 뽐내다가는 광고가 제품을 향하지 못하고 폼만 잡다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S-OIL의 S는 어떤 단어의 약자일까요? 이 질문은 그다지 중요한 질문이 아닙니다. 소비자는 LG가 왜 LG인지 애써 찾아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래 뜻과 관계없이 다음 질문은 꽤 의미 있어 보입니다. 소비자가 S-OIL의 S를 무슨 뜻으로 받아들이면 좋을까? 실제 의미와 받아들이는 의미는 달라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소비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단어라면 아무리 그 의미가 고상하다 해도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자께선 S-OIL 프레젠테이션 때 다음과 같은 영어 슬로건을 내밀었습니다. Copy> Save Oil
기름을 절약해 주는 주유소라는 뜻입니다. 연비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기업 이름 지을 때의 실제 뜻과는 무관합니다. 하지만 소비자 S-OIL의 S가 Save S라 생각한다고 해서 손해 볼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 슬로건 역시 제품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가고 있으니까요? Super oil도 좋은데요. Special oil도 좋고요. 카피라이터 지망생들도 현업 카피라이터이신 분들도 이렇게 써보십시오. 카피는 제품을 향해 달려가는 연결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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