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잘쓰는 이야기_ 20. 휴머니티는 영원한 크리에이티브 테마다
안녕하세요 원스토리방장 원 카피입니다. 오늘은 카피 책 리뷰 벌써 20번째 시간, 휴머니티는 영원한 창조적 테마에 대한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벌써 20년도 넘은 정 카피님 따님이 갓난아이였을 때 이야기입니다. 매봉터널을 북에서 남으로 지나오면 바로 오른쪽에 달랑 한 동 솟은 아파트 그곳이 당시 정 카피님이 살던 집이었답니다. 남향이라 햇볕이 잘 들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대기업이 아파트 코앞에 고층 스포츠센터를 세운다는 얘기가 들렸습니다. 아파트 앞에 커다란 벽 하나가 세워진다는 뜻이었습니다. 주민들은 결사반대를 외쳤습니다. 정카피님은 세입자였지만
순전히 카피라이터란 이유로 모임에 끌려 나갔습니다. 대기업 횡포를 고발하여 우리 아파트에 호의적인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고들 했습니다.현수막을 붙이자고들 했습니다. 역시 정 카피님은 등 떠밀려 현수막 카피를 써야 했습니다. 뭐라고 썼을까요? Copy> 초고층 스포츠센터 결사반대! 아파트 코앞에 초고층빌딩이 웬 말이냐! 시민 삶 짓밟는 누구누구는 각성하라.갈등을 부추기는 이런 카피는 처음부터 쓰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의 집단 이기주의로 보이기 쉬울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자께서는 저항, 분노, 투쟁 대신 엉뚱하게도 우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 이야기를 했습니다.
Copy> 아이들이 햇볕을 받고 자랄 수 있게 한 뼘만 비켜 지어주세요!
이 카피를 가슴에 품은 현수막이 아파트 키만큼 길게 걸렸습니다. 매봉터널을 지나 출퇴근하는 모든 사람들이 카피를 봤습니다. 여론은 나쁘지 않았고 현수막은 TV 뉴스에까지 소개되었습니다. 결국 스포츠센터는 햇볕을 가리지 않을 만큼 정말 한 뼘을 옮겨 지어졌습니다. 고발이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면 아직 서로 싸우고 있었을 겁니다.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했기에 울림을 줄 수 있었고 또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물론 깨알 같은 정 카피 님의 잘난 척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이 카피를 쓰고 사람이 카피를 읽습니다. 이 절대 원칙이 바뀌지 않는다면 사람은 가장 힘 있는, 가장 재미있는, 마음을 가장 잘 움직일 수 있는 주제와 소재일 것입니다. 강력하게 동의 합니다. 광고제에서도 휴머니티가 상을 휩씁니다. 사람은 영원히 죽지않을 불멸의 창조적 테마입니다. 이 장에서는 사람과 사람 냄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before> 1. 살찔 염려 없는 라면이 나왔습니다 after> 2. 라면을 즐기며 미스코리아가 되는 방법. 1과 2는 같은 얘기입니다. 현대인의 고민을 해결해 줄 놀라운 라면이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약간 차이는 있습니다. 1은 상품 이야기입니다. 2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어떤 이야기에 더 많은 귀가 모이겠습니까? 아무래도 사람 이야기일 것입니다. 사람은 사람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어 합니다. 사람들이 흥미로워하는 뒷담화도 늘 사람 이야기 아닌가요? 상품을 보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십시오. 상품을 보여주지 말고 그 상품을 사용할 사람을 보여주십시오. 죽은 상품에서 끄집어낸 죽은 이야기를
하지 말고 살아있는 사람에서 끄집어낸 살아있는 이야기를 하십시오. 가장 큰 울림은 사람에서 나옵니다.
copy> 술맛의 10%는 술을 빚은 사람입니다.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입니다. 처음엔 술 광고 카피로 썼는데 나중에 '인생의 목적어'라는 책에 실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준 글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글을 일고 ' 카 취한다!'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습니다. 공감하십니까? 제품에 10퍼센트 눈길을 준다면 사람에겐 90퍼센트 눈길을 주는 게 사람 냄새나는 카피를 쓰는 방법이라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LG휘센 듀얼 에어컨, 하나의 보디에 두 개의 에어컨이 달린 제품입니다. 바람 세기와 방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한 공간에 여러 사람이 있어도 각자 필요한 만큼 바람을 받을 수 있는 제품입니다. 나는 제품보다 사람에 시선을 주었습니다. 여자를 기분 좋게 하는 바람과 남자를 기운 나게 하는 바람은 달라야 한다는 생각, 아이를 잠들게 하는 바람과 어른을 일으켜 세우는 바람은 달라야 한다는 생각. 사람을 먼저 생각한 TV 광고 카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Copy> 소파는 시원하지 않아도 됩니다. 커튼은 시원하지 않아도 됩니다. 식탁은 시원하지 않아도 됩니다. 바람은
사람에게 가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만큼의 시원함. 하나의 보디 두 개의 에어컨 LG휘센 듀얼 에어컨.
어떠신가요? 공감이 가십니까? 에어컨 광고 보고 시원해야 하는데 가슴이 따스해지지 않습니까?
다음 광고 예시는 풀무원입니다. TV 광고로 썼다 나가지 못하고 죽은 자식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휴머니티를 넘어 생명 존중 철학까지 담겨 있습니다.
Copy> 콩을 심으려면 세 개씩 심게. 하나의 땅속에 벌레의 몫. 하나는 하늘을 나는 새의 몫. 나머지 하나가 사람 몫이라네. 참 대단한 카피입니다. 근데 이 카피는 저자의 연필에서 나온 게 아니랍니다. 풀무원 창업자 생각을 그대로 옮긴 거라 하네요. 창업자의 철학이 지금의 풀무원의 철학으로 이어진 이야기라 보시면 됩니다. 왠지 흐뭇하기도 경건해지기 까지 하네요. 이렇듯 사람을 향한 휴머니티 광고는 처음만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열리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합니다. 스토리텔링이란 알리고자 하는 것의 개념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주인공이 되는 스토리, 즉 드라마를 만들어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정 카피님은 해석했습니다.
전어라는 생선 아시지요? 정 카피님이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전어는 천대받는 생선이었습니다. 그래서 포장마차에서 곰장어 한 접시 시키면 전어 서너마리를 공짜로 구워줬다고 하네요. 그때까지 전어를 사람들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가시 많고
기름기 자르르한 생선. 그런데 이 전어가 주목받기 위해 시작합니다 시작합니다. 가을 전어라는 말이 생겨 입에서 입으로 돌아다닙니다. 그 사이에 전어 맛이 크게 달라진 걸까요? 전어가 지난날을 반성하고 맛있어지기로 결심이라도 한 걸까요? 전어가 가을 대표 생선으로 우뚝 선 데는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스토리텔링이 크게 한몫했을 거라 추측합니다.
바로 이 한마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생선! 하하 얼마나 맛있으면 전어 굽는 냄새를 맡고 집 나가 며느리가 돌아올까요? 저자께서는 이렇게 얘기하십니다. 가시 많고 기름기 자르르한 생선은 생선 이야기입니다.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오는 것은 사람 이야기이지요. 사람에 초점을 맞춰 있습니다. 그래서 더 주목받게 되었고 그래서 더 가을 하면 생각나는 대표 음식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스토리텔링 헷갈리시면 이렇게 기억하십시오. 스토리텔링은 전어다라고... 전어에게 며느리 이야기를 입히듯 손에 잡히는 이야기, 눈에 보이는 이야기를 만들어 입히는 것이 스토리텔링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렇게 쓸수 있습니다. 제품이 아닌 사람이 읽히게 제품이 아닌 사람이 보이게. 오늘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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