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마음을훔치는카피. 22.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써라

원카피74 2024. 3. 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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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잘쓰는 이야기_ 22.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써라!

안녕하세요 원 스토리 방장 원 카피입니다. 오늘이 벌써 3월 둘째 주 주말이네요. 24년도 열심히 앞을 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24년도도 잘 달리고 계시죠? 오늘은 카피 책 22항 부자 되세요! 돈을 벌어준다고 말하십시오를 리뷰해 보겠습니다. 22항 서두에 보면 책의 저자는 이런 얘기를 하십시오. 나는 공부가 싫습니다. 공부가 싫으니 글을 쓸 엄두를 못 냅니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학위를 따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공부도 어려웠지만 논문은 더 어려웠습니다. 여러 사람이 도와주어 겨우 하나 썼습니다. 그게 작가께서 쓴 유일한 논문이라네요. 논문 제목은 공부만큼 재미없습니다. '가격 촉진 메시지 구성에 대한 소비자의 지각' 내가 다시 읽어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논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메시지를 어떻게 내세우느냐에 따라 소비자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 논문에선 화장지를 내밀며 이렇게 두 가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1. 두 개 사면 50% 할인 2. 두 개 사면 하나 공짜. 잘 계산해 보면 같은 얘기입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달랐습니다. 조사 규모가 작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소비자 마음이 공짜라는 단어에 더 흔들렸을 거라는 추론은 가능합니다. 흐흐 여러분도 공짜, 무료, 덤, 할인, 1+1, 당첨, 이익, 횡재, 부자 이런 말들에 귀가 솔깃하시죠.

소비자 대부분도 여러분들과 똑같습니다. 돈을 벌어줄 것 같은 냄새를 진하게 풍기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을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알리십시오. 세일 광고 헤드라인은 당연히 '70% 세일'이어야 하고, 이 멋없는 카피가 눈에 가장 잘 띄어야 합니다. 기억해 두십시오. 소비자가 가장 열광하는 건 사랑도 우정도 애국도 애족도 애향도 아닌 내 이익입니다.

 

한동안은 자동판매기 한 대가 한 가지 일만 했습니다. 시원한 음료를 뽑아 마실 수 있는 자판기, 뜨거운 커피나 차를 뽑는 자판기, 복권을 판매하는 자판기, 다 따로따로였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에서 이 세 가지 일을 다하는 복권 복합형 자동판매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카피님은 어떤 헤드라인을 내세웠을까요? 당연히 돈 벌어준다고 얘기했습니다.

Copy> 땅 한 평으로 재벌이 된다. 재벌이 별건가? 남보다 3배쯤 벌면 재벌이지. 자판기 한 대는 하나의 사업입니다.

자판기마다 사업자가 따로 있습니다. 한 평 정도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사업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벌이라는 과장된 단어를 등장시켰고 세 가지 일을 하니 세배쯤 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광고에 삼성전자의 놀라운 신기술을

헤드라인으로 올리는 카피라이터는 없을 것입니다. 

 

2014년 '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의 죽음을 다룬 영화입니다. 백혈병에 걸려 죽은 딸을 대신해 삼성전자와 맞서 싸우는 아버지의 분노와 아픔을 그린 영화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란 그 누구도 상대하기 벅찬 거대한 벽과 같습니다. 힘없는 한 개인이 그 벽과 맞서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관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자 유명 연예인들이 영화표 수십장, 수백장씩 끊어 시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광고장이 몇몇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관 하나를 통으로 빌렸습니다. 영화 보고 싶은 누구나 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때 쓴 헤드라인입니다 

 

Copy> 당신의 영화표를 끊었습니다.

누군가 내 영화표를 끊었다. 그러니까 나는 공짜 영화를 볼 수 있다. 몸만 가면 된다. 토요일이라고? 앗싸 좋다. 가자. 아무리 재미없어도 본전이다. 무슨 영화이길래 영화표까지 끊어서 보라고 하지? 궁금한 데 가보자. 헤드라인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이 카피는 제 할 일을 다한 것입니다. 광고장이들이 추진한 행사인 만큼 광고 문안은 조금 더 광고 맛이 나게 썼습니다. Copy> 광고장이 몇이 하라는 광고는 안 하고 딴생각했습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한다는 생각. 그런데 많은 사람이 볼 수 없는 구조를 안고 태어난 영화가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 그래서 영화관을 통째로 빌렸습니다. 당신 표도 끊었습니다. 영화관까지 오는 교통비, 팝콘과 콜라, 영화 끝나고 있을지 모르는 생맥주 한 잔 값은 모두 당신이 부담해야 합니다. 게다가 황금 같은 토요일 오후를 고스란히 갖다 바쳐야 합니다. 크게 밑지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당신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두 시간 내내 함께 울고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따뜻한 경험이 영화관 바깥으로 널리 널리 전염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리뷰 글을 쓰는 동안 뭔가 뭉클하고 올라오네요. 참 마음이 끌리는 카피입니다. 결국 영화관은 꽉 찼고 공짜 영화를 본 몇몇은 다시 영화표를 끊어 다음 누군가에게 전해주었습니다. 또 누군가는 다른 영화관을 통째로 잡았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게 바로 따뜻한 전염이겠지요. 요즘 말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 참 따뜻한 영화 이벤트였습니다.

 

꽤 오래된 광고문구인데요. 여러분도 아마 기억나는 분이 계실 겁니다. BC 카드엔 '부자 되세요'라는 카드가 있습니다. 카드 이름이 부자 되세요. 입니다. 드러내놓고 돈 벌어준다고 말하는 카드입니다. 오래전 BC카드가 김정은 목소리를 빌려 외쳤던 여러분~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아직도 많은 사람이 눈밭을 뛰어나던 빨간 옷 그녀를 기억합니다. 그 영광을 어떻게든 되살리려고 만든 카드일 것입니다. 이 카드는 홈쇼핑용 카드를 따로 마련했는데. 여섯개 대형 홈쇼핑에서 이 카드를 쓰면 6퍼센트나 더 할인해 준다고 했습니다. 쓸수록 돈을 번다는 얘기입니다. 카드를 쓸 때마다 부자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 카드 광고 헤드라인과 서브를 보시지요. Copy> 야금야금 부자 되세요. 벼락부자는 어렵지만 야금야금 부자는 어렵지 않습니다.  작가께서 이 카드 브랜드 슬로건으로 생각한 카피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당신이 지금 막 생각한 것과 같습니다. ' 돈 버는 카드'   여러분도 이렇게 써보십시오. 소비자의 이익 내이익이 눈에 보이는 카피로 소비자의 마음.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세요. 오늘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소비자이익을 최우선으로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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