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잘쓰는이야기. 2. 카피는 낯설게 써라. 로미오와 성춘향을결혼시키세요!
현역 카피라이터 포함. 글을 잘 쓰고 싶은 분들, 오늘도 어떻게 해야 글을 잘쓸수 있을까 고민하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카피좀쓰는비결 제 2항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라 리뷰를 주목해주세요..익숙함과 편안함을 파괴할 것. 우리의 일상에서도 익숙한 것에는 그냥 별일 없이 지나치지만 왠지 낯설고 불편한 것은 한 번 더 돌아보곤 하지요. 아름다운 꿈, 아름다운 여인, 아름다운 금수강산 너무나 익숙한 조합이라 무리 없이 지나치게 된다고 하지만 아름다운 바퀴벌레, 아름다운 핵무기 고리대금업자 등을 조합하면 어?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반응하게 됩니다. 글을 쓴다는 건 단어와 단어를 끊임없이 조합하는 행위입니다.글이나 카피도 그렇습니다. 편안하면 물 흐르듯 흘러가 버렸지만 불편하면 그곳에 멈춥니다. 눈길이 한 번이라도 더 간다는 얘기지요. 글의 힘, 카피의 힘은 바로 낯선 조합에서 나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만 예전엔 동영상을 보려면 PMP라는 물건을 따로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사실을 그렇게 오래된 얘기도 아닌데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정보통신기술이 과속하고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그땐 PMP가 얼마나 신기한 제품인지 설명하려고 이런 카피를 동원했습니다. Before> 지하철에서도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물건. 설악산에서도 최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물건. 자 이 카피를 각각 두 단어의 낯선 조합으로 만든다면, 그래서 세트를 만든다면 어떤 불편한 조합이 가능할까요? after> 휴대용 선생님, 휴대용 영화관. 누군가에게 아이 스탑 즉, 멈춤이 되는 글을 쓰시려면 이렇게 익숙함과 편안함을 파괴하십시오. Copy> 여보세요 혁명. 만약 '전화 혁명' 또는 '통신 혁명'이라는 슬로건을 광고주에게 내밀었다면 너무 익숙한 조합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 자리에서 구겨졌을 겁니다. 여보세요 와 혁명을 붙인 맞지 않는 카피가 관심을 끈 이유는 역시 처음 보는 불편한 조합이라 눈길이 가는 것입니다.
이순신이 출마합니다
Copy> 이순신 출마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지? 이순신이 출마한다니...이순신 장군이 주인공인 영화홍보인가? 이순신과 출마는 도저히 붙을 수 없는 조합이잖아! 맞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짜증 내십시오. 짜증 내시라고 쓴 카피랍니다. 하지만 함께 호기심과 흥미도 살짝 생겼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말라고 하네요 . 저자께서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카피를 이렇게 썼다 합니다. 그때 만든 TV 광고 '역사' 카피 첫 줄이라 합니다. 애국가가 기타 연주로 잔잔하게 흐르며 이순신 장군 동상이 보입니다. 그 위에 이 불편한 카피가 자막으로 뜹니다. 이어서 김구, 안중근, 유관순이 차례로 출마를 선언합니다. 낯설고 불편한 조합들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광고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운동권 냄새가 난다고 방송되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조합해야 카피에 힘이 붙는지 공부하는 데는 썩 괜찮은 자료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Copy> 이순신 출마합니다. 김구가 출마합니다. 안중근이 출마합니다. 유관순이 출마합니다. 윤동주가 출마합니다. -중략- 나라가 정의로워지려면 역사가 바로 서야 합니다. 친일 반민주세력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됩니다. 문재인의 이름으로 당신도 출마해 주십시오. 잘못된 정권이 연장을 막아주십시오. 와우~ 낯설고 불편해서 시선을 붙잡는 것을 넘어 카피만 보아도 가슴 벅찬 웅장함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저자만큼은 쓸 자신이 없다고요. 지금은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여러분도 이렇게 쓰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하세요. 그리고 원 스토리 74 블로그를 쭈욱 구독해 주시면 언젠가 반드시 이렇게 쓰실 날이 올 것입니다.
익숙한 조합을 버려야 눈길이 멈춘다
한때 TV 개그 프로에서도 나왔던 유행어처럼 '너 좀 낯설다.'라는 말... 그래서 더 관심을 갖게 합니다. 낯설다. 저자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고 합니다. 광고, 창조적, 카피에 대한 정의가 수없이 많겠지만 내게 이것들의 정의를 묻는다면
낯설게 하기라고 짤막하게 대답하신답니다. 저도 카피라이터라 이 말에 공감합니다. 낯설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낯선 조합입니다. 익숙한 것에서 가장 멀리 달아나는 것입니다. 단어와 단어의 낯선 조합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카피와 비주얼의 낯선 조합, 비주얼과 비주얼의 낯선 조합, 영상과 음악의 낯선 조합, 제품과 사용 장소의 낯선 조합, 모델과 모델의 낯선 조합, 광고에 등장하는 모든 녀석을 낯설게 붙일수록 주목도가 커집니다. 공감되시지요. 이런 조합은 우리 일상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책 제목에서도 영화제목에서도 광활한 대지가 아닌 광활한 인간 정도전. 가까운 미래가 아닌 오래된 미래. 12월의 크리스마스가 아닌 8월의 크리스마스. 사랑의 추억이 아닌 살인의 추억. 낯설어야 멈추게 하고 다시 한번 쳐다보게 합니다. 만약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주인공 이영애가 던진 유명한 대사가 "너나 잘하세요."가 아닌 "너나 잘해" 또는 "당신이나 잘하세요." 였다면 이영애 씨가 금자 씨에 나왔는지도. 이 대사 또한 기억조차 못했을 것입니다. 두 번째 파트의 핵심, 상대방에 읽히게 하는 카피, 또는 글을 쓰고 싶다면 익숙한 조합을 버리고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해 글을 써보십시오 다음 시간에는 카피책 제3항 광고 문안은 부엌칼로 쓰십시 오를 리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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