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잘쓰는이야기_4. 카피는 한사람에게 편지를 쓴다는 느낌으로
식사들 하셨는지요? 저는 담배를 끊은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요. 니코틴 등 안 좋은 것들이 빠져나가서 그런 건지. 먹는 것 하나하나의 맛을 예전보다 더 깊이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딸바보 아빠로서 올해 10살 된 딸아이랑 뽀뽀뽀 부비부비 하는 맛이 더 짜릿하고 행복하지만요.하하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함이죠. 그래도 자랑자랑, 여러분들도 오늘 하루 잘 보내시길 바라면서, 글만 잘 써도 인생이 행복해질텐데. 고민하신분들 계시다면. 오늘도 카피좀쓰는비결, 네번째 일대일, 소비자 한 사람과 마주 앉으십시오, 리뷰를 읽어봐주세요. 책에선 영원한가왕, 조용필 형님을 호출하며 글쓰기의 예시를 들고 있습니다.
예시> 바람 속으로 걸어갔어요 이른 아침에 그 찻집,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조용필 형님의 노래의 첫 소절입니다. 바쁘신 조용필형님을 왜 호출했냐고요? 그 이유는 광고 문안을 쓰는 두 번째 방법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옛 추억에 젖어 노래를 흥얼거리는 분도 계실 텐데요. 노래는 잠시 잊고 설명에 집중해 주십시오. 카피를 쓸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내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자세로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가입니다. 광고 업무를 예로 들면 브리프(개요)에 나오는 항목들처럼 광고 제품의 특성을 알고 우리의 타깃은 누구인지 그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야 하는지와 비슷합니다. 이런 상황을 먼저 머릿속에 그려 넣고 카피를 써야 합니다. 이는 목소리의 크기와 말투를 결정하는, 카피 느낌과 설득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전제입니다.
조금 전 노랫말을 생각하시면서 다음 글을 봐주십시오 겨울 아침 조용한 찻집을 찾는다.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자리 잡는다. 그녀를 기다린다. 그녀가 찻집 문을 열고 들어선다. 내 앞에 마주 앉는다. 그녀는 내가 사랑해야 하는 10만 소비자 중 한 사람이다. 두사람 앞에 차가 놓인다.나는 차를 홀짝홀짝 마시며 그녀를 설득한다. 내 사랑을 받아달라고 설득한다. 조용한 설득이다. 집요한 설득이다. 진심을 담은 설득이다. 마침내 그녀가 끄덕인다. 마치 이런 그림 속에 내가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카피를 써야 합니다.
카피는 소비자 한사람과의 일대일 대화
카피는 소비자 한 사람과의 일대일 대화입니다. 웅변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주장이 아니라 설득입니다.
또 다른 예시를 보십시오 예시 2> 연필 있으세요? 연필을 들고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 이름을 쓰세요. 쓰셨나요?이제 연필을 내려놓으세요. 지우개를 드세요. 지우개로 방금 쓴 사람의 이름을 지우세요. 깨끗하게 다시 연필을 드세요. 이번에는 5년 전쯤에 가장 싫어했던 사람 이름을 쓰세요. 쓰셨나요? 조금 전 이름과 같은 이름인가요? 아마 다른 이름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우개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뜻이 담긴 글입니다. 카피는 이렇게 자근자근 상대와 눈을 맟춰가며 대화하듯 써야 합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웅변하듯 주장하듯 쓰면 안 됩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에게 대화하는 듯이 차분하게 풀어가야 합니다. 상대가 청자가 아닌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듯이 써야 합니다. 여러분 같은 복수 대명사보다 당신이나 너 같은 단수를 쓰는 게 나을 것입니다. 그래야 바로 나에게 하는 말이라는 느낌이 더 듭니다. '편지를 쓴다는 느낌'도 좋습니다. 편지야말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이니까요.카피라이터만 아니라 일상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도 남자가 여자에게 연애편지를 쓴다는 느낌으로 광고 문구를 써보십시오. 조곤조곤 대화하듯 차분하고 부드럽게 그러다 보면 어느새 글 쓰는 실력도 늘고 호감을 느끼고 만나는 사람과도 연애를 즐기고 있을지 모릅니다.
잘들어야 잘쓸수 있다
Copy> 열두 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이젠 전설이 된 이 광고 노래 주인공 해태 부라보콘, 하지만 씨엠송이 오래된 만큼 제품 이미지도 많이 늙었습니다. 아빠와 딸이 함께 가게에 들어가면 아빠는 부라보콘을 잡겠지만 아쉽게도 딸은 월드콘을 잡습니다. 부라보콘은 아이스크림 헤비 유저인 10대를 놓치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몰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중늙은이 아이스크림은 청소년과 친해지려고 기를 쓰는 캠페인을 생각했습니다. 마주 앉아 이야기하듯 광고 문안 풀어가는 방법을 눈여겨보십시오. Copy> 남자 친구 데려와라. 브라보라고 외칠 줄 아세요? 죄송하지만 브라보가 아닙니다. 건전한 이성 교제 좋다고 하십니다. 남자 친구 있으면 데려오라 하십니다. 그런데 데려오면 뭘 물어보실 건가요? 아버지는 뭘 하시냐, 어느 동네 사느냐, 반에서 몇 등 하느냐, 그리고 마지막엔 다짐을 받아두시겠지요. 아직은 공부가 우선이니 대학 가서 본격적으로 사귀라고, 벌써 집안 따지고 학벌 따지는 사랑 가르쳐주시고 싶다면 그건 전혀 브라보가 아닙니다. 존경하고 싶은 어른님! 우리 생각을 알고 싶으세요? 알고 싶다면 부라보콘 마주 들고 우리 얘기를 들어주세요. 귀를 열어주세요. 제발 혼자만 말씀하지 말고요. 어떠신가요? 이 정도면 10대 자녀들과 대화 비법까지 전달해 드린 게 맞을까요? 광고 문구는 일방적이면 안 됩니다. 대화하듯 편지를 쓰듯 상대가 청자가 아닌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듯 써야 합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써보십시오. 이번 글은 여기까지고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서점에서 정철 선생님의 '카피 책'을 구매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카피좀쓰는비결, 제5항 사칙을 활용하여 맛을 살리십시오를 리뷰해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피책 리뷰는 저자의 책 내용을 리뷰에 맞게 조금씩 편집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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