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좀쓰는이야기 3. 바디카피는 김밥썰듯 썰어라!
어느새 2월 말. 아이들 방학도 다 끝나가고 따스한 봄의 설렘이 기다려지는오늘입니다. 봄이 다 되도록 글 좀 잘 썼으면 좋겠는데.어떻게 해야하지 고민하신 분들 주목해주세요. 카피좀쓰는비결, 3번째 시간. 바디카피는 부엌칼로 쓰십시오를 리뷰해보겠습니다. 먼저 예시글을 먼저 읽어보시죠. before> 제 마음과 똑같은 정 카피 님의 그분이 돌아가신 날 썼던 글을 공유해봅니다. 무슨 얘기인지 이해하셨나요? 글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아리송하시죠? 이 글을 쓴 분도 글을 곧잘 쓰시는 분이라고 하던데요. 글쓰기에 조금만 소홀히 하면 이렇게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글을 쓰다 보면 종종 이런 경우 있으시죠? 혹 제 블로그에 오셔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계신다면 여러분 나름대로 위 예시글을 어떻게 끊었으면 좋을지 댓글에 써봐 주세요. ^^ 본문 글을 잘 쓰시려면 다음의 경우를 기억하셔야 합니다. 흥미, 통일, 단순, 강조, 설득. 광고에서는 광고 문안을 쓰는 법을 흔히 이렇게 다섯 가지로 설명합니다. 물론 하나하나 다 중요한 팁입니다. 하지만 연필 들고 직접 광고 문안 쓸 땐 이것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머리로 외우면 그렇게 됩니다. 실전 투입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자께서는 또 잘난 척을 하시며 조금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광고 문안 쓰는 첫 번째 방법, 쓰는 사람이 쓰기 쉽게'가 아니라 읽는 사람이 읽기 쉽게. 이렇게 쓰셔야 합니다.
글을 읽다 보면 지금 내가 무슨 내용을 읽고 있는지 멍해져 다시 몇 줄 앞으로 되돌아간 경험 있으실 겁니다. 누구나 있을 겁니다. 일고는 있는데 눈은 틀림없이 글을 따라가고 있는데 글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때 이럴 땐 어떻게 하시나요?
내 집중력을 탓하며 콩콩 머리를 때리시나요? 으하하 세수하고 돌아와 다시 책을 펴시나요? 자책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글을 읽는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글을 쓴 사람 잘못입니다. 작가 잘못입니다. 카피라이터 잘못입니다. 당신도 훗날 작가나 카피라이터가 될지 모릅니다. 그때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으려면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십시오 .
'잘게 썰어라.' 글에 집중이 되지 않는 건 한 문장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중문, 복문 막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읽는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독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실종되면 이런 글이 생산되고 유통됩니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피하려면 글을 잘게 썰어야 합니다. 연필 대신 부엌칼을 들고 김밥 썰듯 깍두기 썰듯 글을 썰어야 합니다. 짧은 문장이 툭툭 이어질 때 독자는 그 글을 읽는데 부담을 갖지 않습니다. 부담이 없으니 쉽게 경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또 짧게 썰어 쓰는 것만으로도 흥미, 통일, 단순, 강조, 설득 같은 광고 문안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질질 늘어진 카피가 단순할 리 없습니다. 압축을 포기한 카피에 통일된 느낌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연히 흥미롭지도 않을 것입니다. 강조할 기회도 없을 것이며 설득력도 저절로 떨어질 것입니다. 문장이 너무 길다 싶으면 그것을 두 문장이나 세 문장으로 쪼개 보십시오. 틀림없이 쪼개질 것이며 흐름에도 이상이 없을 겁니다.
마침표가 너무 늦게 나오면 글을 읽다 호흡 곤란이 와 응급실에 실려 갈지도 모릅니다. 앞서 예시 글을 잘게 썰어 다시 써보면 어떻게 될까요? after> 그분이 돌아가신 날 정 카피임이 쓴 쓴 글, 제 마음과 똑같습니다. 공유해봅니다.
혹 방문하신 분들도 이렇게 쓰셨나요? 어떠신지요? 짧고 명확하니 경쾌하게 읽히게 되지요. 여러분들도 앞으로 이렇게 글을 쓰십시오.
문장을 쪼개라. 형용사나 부사를 빼라
글에 힘이 붙고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쾌하게 전달됩니다. 일기도 리포트도 보고서도 기획서의 글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잘게 끊어 쓰시길 바랍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 저자께서는 강금실 후보의 카피를 썼습니다. 그때 썼던 카피 중 그녀의 인생을 소개한 '두 여자 이야기'는 문장을 얼마나 잘게 썰어야 하는 잘 보여줍니다. 저자가 광고 문안 강의를 할 때 나는 늘 이 두 여자를 모시고 간다고 합니다.
Copy > 두 여자 이야기. 한 여자가 있었다. 반장도 했다. 학생회장도 했다. 초, 중,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했다. 서울법대에 들어갔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이 되었다. 외교통상부 여성 인권대사가 되었다. 아시아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리더로 선정되었다. 1천만 서울 시장 후보가 되었다. 또 한 여자가 있었다. 이름이 촌스러웠다. 가난했다. 등록금을 못 냈다. 울었다. 학교로 빚쟁이가 찾아왔다. 또 울었다. 운동권 남자와 결혼했다. 남편은 걸핏하면 구속되었고 그녀는 밥 먹듯 면회를 가야 했다. 아이를 갖고 싶었다. 실패했다. 남편은 사업에 실패했다. 남편 빛을 모두 떠안았다. 여전히 빚이 많다. 여전히 눈물이 많다. 상처가 많은 여자와 영광이 많은 여자. 두 여자는 강금실이라는 한 이름을 쓴다. 어떻습니까? 잘게 잘게 썰어 쓰니 읽기 쉽고 눈에 쏙쏙 들어오지 않습니까? 저자는 강금실의 인생을 살폈고 그녀에겐 영광도 많았지만 적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 여자가 두 여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잘게 썰었습니다. 형용사나 부사 같은 수식어는 절제했습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이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광고 문안을 썼습니다.
물론 이카피는 극단적으로 잘게 썰어 쓴 카피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쓰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이런 느낌을 머리에 넣고 광고 문안을 써야 그나마 슬리퍼 질질 끌며 걷는 것 같은 카피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미래를 쓰라고 하면 대개 다음과 같이 씁니다. 강금실은 몇 년 몇 월 며칠 우리나라 남쪽 끝 제주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총명했던 그녀는 어쩌고저쩌고... 이렇게 성장 과정과 이룬 성과를 시간순으로 나열하기 쉽습니다. 읽는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쓰면 이런 카피를 씁니다. 받은 자료 이렇게 붙이고 저렇게 떼고 마구 써 내려가면 이런 카피가 나옵니다. 앞으로 이러지 마십시오.
카피좀쓰는비결, 원 스토리 블로그 글을 구독해 보시거나 서점에서 정철 선생님의 '카피 책'을 구매해서 읽어보십시오.
여러분의 카피쓰는 실력이 몰라보게 좋아질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카피를 쓸 땐 '일대일 한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하듯 써라.'를 리뷰해 드리겠습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좋은 시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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